Tine Thing Helseth - Mitt lille land / Laleh - Some Die Young (22.7.12)
이 노래는 노르웨이 우토야섬 희생자를 위한 트렘펫 곡이다. 1주기 추모제에서 연주된.
유튜브 화면의 하트는 oslo + love = oslove다.
테러를 딛고 일어나 기억과 추모 그리고 삶이 계속되는 상징이다.
2011년 7월 노르웨이에서 정부 청사을 폭파하고, 오슬로 인근 우토야 섬에서 청소년들을 무차별 총격해 77명을 살해한 테러범 브레이빅은 자신이 존경하는 인물 5명중 한명으로 MB를 들었다. 노르웨이의 이민정책과 포용적 다문화에 불만이었는데, MB는 이민정책에 엄격하고 이주민에 불포용적이고 단일민족을 강조하기 때문이라나...
<세월호 1년, 수학여행을 떠나는 꿈 >
(월간 참여사회 4월호-이채훈 MBC 해직 PD의 글)
트럼펫은 군악대의 대표적 악기로, 주로 기상나팔로 사용된다. 18세기 전쟁터에서 트럼펫을 힘차게 불면 적들이 공포에 떨었다고 한다. 훔멜의 트럼펫 협주곡은 하이든의 곡과 함께 가장 유명한 곡으로, 화려하고 씩씩하다. 20대 여성 연주자 티네 팅 헬세트Tine Thing Helseth의 발랄한 연주가 이 곡의 분위기를 한껏 살려준다. 가장 마초스러운 악기인 트럼펫을 젊은 여성이 장난감처럼 연주하는 모습이 묘한 카타르시스를 준다.
노르웨이가 자랑하는 트럼펫 연주자 헬세트, 이번에는 오슬로 시청 옥상에서 <나의 작은 조국>이란 곡을 유장하게 연주한다. 광장에 모인 5만 명의 시민들이 그녀의 연주를 들으며 숙연한 감회에 젖는다. 2012년 7월 22일 노르웨이 TV로 생중계된 이 연주회는, 바로 1년 전 일어난 ‘우토야 섬 총기학살 사건’의 희생자들을 추도하는 자리였다.
강용주 광주트라우마센터장의 집을 방문하여 이 동영상을 함께 보았다. 강 센터장은 많은 얘기를 해 주었는데, 요약하면 이렇다. 참사를 겪은 기념일이 다가올 때 상처가 덧나는 이른바 ‘기념일 반응anniversary reaction’이란 게 있다. 5·18 피해자와 광주시민들은 5월만 되면 뭔가 불안하고 답답하고 우울한 기분에 사로잡힌다. 80년 5월의 경험이 자주 떠올라 잠을 못 이루고, 전신 통증이 심해지고, 거동마저 불편해져서 센터에 오지 못하는 분이 많다. 이러한 반응은 35년이 지나도 여전하다.
강 센터장은 세월호 유족들도 4월이 오면 똑같은 ‘기념일 반응’을 겪을 거라고 했다. 게다가 ‘세금 도둑’이니 ‘어묵’이니 하는 막말은 세월호 유족들의 상처에 소금을 뿌렸다. 5·18 희생자를 가리켜 ‘홍어’라 하고 북한군이 저지른 일로 매도하여 광주 시민들을 두 번 죽인 행태가 세월호 유족들에게도 똑같이 되풀이 된 것이다.
장소에 대한 트라우마도 있다. 사람들은 상처를 떠올리게 하는 장소를 피하려고 한다. 대구 지하철 참사를 겪은 사람은 지하철을 타지 않으려고 하고, 성수대교 붕괴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다리를 건너가지 않으려 한다. 세월호 유족들도 마찬가지다. 충분한 사전 치유 없이 진도 팽목항을 찾아가면 오히려 상처만 악화시키게 된다. 강 센터장은 치유에 필수적인 사회의 연대와 공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강 센터장은 노르웨이 테러 사건에 대한 시민들의 대응이 우리에게 참고가 될 거라고 했다. 2011년 7월 22일, 한 극우 청년이 오슬로 정부청사에 폭탄 테러를 가한 뒤 우토야 섬에서 열린 노르웨이 노동당 청소년 캠프 참가자 69명을 총기로 살해했다. 노르웨이는 충격과 슬픔에 휩싸였다. 그러나 사람들은 차분히 이성적으로 대응했다. 언론, 정당, 시민단체는 피해자와 유족들을 지지하고 고통을 함께 나누었다. 심리치료 전문가들은 생존 청소년과 유족들의 애도 작업을 돕고, 지속적인 심리 상담을 진행하고, 가해자에 대한 소송에 증인으로 참가했다. “우리가 당신과 함께 있어요. 숨지 말고 함께 괴로움을 나눠요!” 피해자와 유족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하여 이들이 ‘수동적 피해자’가 아니라 ‘능동적 생존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왔다.
‘능동적 생존자’로 변모한 생존자와 유족들은 학살과 테러의 트라우마 현장을 찾아갔다. ‘우토야 섬으로 치유여행’이었다. 비가 흩뿌리는 서늘한 날씨 속에 이들은 숨진 69명의 넋을 기리는 편지와 조화弔花, 촛불을 챙겨 추모 나들이에 나섰다. 어깨 총상을 입고 살아남은 아드리안 프라콘도 동참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오늘은 내 생애 두 번째로 최악의 날입니다. 몹시 힘든 하루가 될 걸 알았지만 미래에도 계속 나를 짓누를 짐을 덜어 보려고 따라나섰어요.” 노르웨이 총리는 “참극의 현장에 다시 선다는 것은 분명 고통스럽겠지만 그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보는 게 장기적으로 (상처 극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추모 순례에는 생존자·유족·친지와 함께 총리와 정부 관계자, 기독교·이슬람교 성직자, 그리고 응급의료진·심리상담사·경찰관들이 함께 했다. 순례에 참가한 생존자들은 입을 모았다. “함께 있다는 것을 느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아직도 그들을 위해 여기 있다는 것도요.”
참사 1주기를 맞아 열린 이 음악회는 노르웨이 시민들의 공감과 연대의 마음을 집약한 자리였다. 슬픔의 힘이 모여 상처를 조금씩 어루만지고 있었고, 여기에 음악의 힘도 함께 하고 있었다. 세월호 참사 1년을 맞는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가. 상처 입은 유족들에 대한 사회적 연대와 공감이 부족한데, 국가마저 책임을 방기放棄하고 있으니 참담하다. 우리 사회 구성원이 모두 집단 트라우마를 앓고 있는 셈이다.
그래도 강 센터장은 상상한다고 했다. 다시 벚꽃이 피어나기 시작하는 요즘, 바람에 날리는 벚꽃에도 까르르 웃음 터뜨렸을 ‘단원 고딩’들과 함께 수학여행 떠나는 꿈을 꾼다고 했다. 그는 아이들이 못 다한 수학여행을 마치기 위해 우리가 함께 배를 타고 떠나는 ‘제주도 치유여행’을 제안했다. 치유의 힘으로 성장한 유가족과 생존자들이 전 사회적 지지 속에 못 다한 수학여행을 하는 날, 비로소 세월호 참사는 치유의 첫 장을 넘기게 될 거라는 말이었다. 이 여행에 어떤 음악이 함께하면 좋을까?
이채훈
MBC에서 <이제는 말할 수 있다>와 클래식 음악 다큐멘터리를 연출했다. 2012년 해직된 뒤 ‘진실의 힘 음악 여행’ 등 음악 강연으로 이 시대 마음 아픈 사람들을 위로하고 있다. 저서 『내가 사랑하는 모차르트』, 『클래식, 마음을 어루만지다』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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