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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프레시안] 최연소 비전향 장기수, 그의 마르지 않은 눈물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4647

 

 강용주 광주 트라우마 센터장

 

마지막 순간 두려움에 총을 버리고 도망갔던, 살아남은 자의 부끄러움에 어쩔 줄 모르던 그 고교생이 고교 선배에게 학생운동, 노동운동, 민주화운동에 관한 자료를 주었다는 이유로 85년 구미유학생간첩단 사건에 연루되어 우리나라 최연소 장기수이자 세계 최연소 무기수가 되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사면을 받고 나오는 순간에도 전향서에 사인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세상에 나오지 못했다. "전 향하지 않았던 이유는 단순했다. 간첩사건이 조작이라 인정할 수 없었고 재판과정에서 변변히 항변해 보지 못한 것이 억울했다. 또한 전두환 정권이라는 광주 민주화의 학살자들에게 또다시 반성한다고 할 수는 없었다. 고문에 굴복하여 쓰레기 통속에 처박혀 버린 내 영혼을 일으켜 세우고 싶었다. 전향제도와의 투쟁의 과정 속에서 내 영혼이 근저에서부터 무너져 내리더라도 이 싸움을 하겠다고 선택했고 그렇게 14년을 싸우고 나왔다." 
"5.18 관련 생존자와 피해자의 경우에도 여전히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이미 많이 늦었지만 5.18을 비롯한 국가폭력에 의한 피해자들과 가족들을 위한 사회적 지지 및 재활 프로그램이 절실히 필요하다. 고통당한 사람을 중심에 놓고 그 사람의 아픔을 치유하면서 '망각'에 맞서 과거를 제대로 '기억'하기 위한 일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서 '광주 트라우마 센타' 일을 맡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