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일보 2004년 01월 16일 입력
세계 최연소 장기수로 14년 동안 복역했던 강용주(43)씨가 `2004년 제 68회 의사 국가시험''에 합격했다. 수의 대신 흰색 가운을 입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강씨는 지난 99년 2월 형집행정지로 나온 뒤 전남대 의대에 복학해 본과 4학년으로 지난 8-9일 이틀간 치러진 의사 고시에 응시, 16일 새벽 합격통보를 받았다.
강씨는 “시험 전날인 지난 7일 광주지검에서 보낸 보호관찰 처분 갱신 결정서가 시험을 잘 볼 수 있도록 해준 것같다”면서 “6년동안 곁에서 도와준 교수님들과 친구·후배들이 고마울 뿐”이라고 말했다.
7일 새벽 술자리에서 휴대폰 메세지로 `합격 통지''를 받자마자 옥바라지를 하며 늙어버린 어머니(79)에게 감사의 전화를 했다고 강씨는 덧붙였다.
강씨는 지난 2001년 11월19일 버스정류장에서 긴급체포돼 사흘 만에 풀려난 뒤 거주지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안관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지난 2002년 광주지법이 보안관찰법 위반죄를 적용해 벌금 100만원을 선고하자 즉각 항소했고, 항소심에서 50만원을 선고받기도 했다.
또 지난 2002년 2월 법무부가 ‘재범의 우려가 있다’며 `보안 관찰 처분 딱지’를 붙인 것에 대해 서울행정법원에 처분취소 행정소송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시 대표 변호사는 현재 법무부장관인 강금실씨.
강씨는 그러나 시험 전날인 지난 7일 또다시 보안관찰처분 기간을 갱신한다는 내용의 강금실 법무부장관 도장이 찍힌 결정서를 받았다.
강씨는 “당시 내 보호관찰 처분이 부당하다며 변호를 맡았던 강금실 변호사가 지금 법무부장관이 된 뒤 처분을 2년간 연기한다는 통보를 보내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하기도했다.
한편 강씨는 전남대 의대 재학중이던 지난 85년 ‘구미유학생 간첩단 사건’으로 20년형을 선고받고, 안동교도소에서 복역하다 지난 99년 특별사면으로 석방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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